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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25.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어떨까.tell 2021. 5. 12. 10:29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어떨까. 어젯밤 엄마가 자는 모습을 보며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더 잘해주지 못할망정 투덜투덜거려 미안했고, 그런 나를 계속 딸로 삼아준 거, 엄마도 엄마가 처음인데 부단히 노력해준 점이 너무 고맙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훗날 엄마가 계속 눈감고 있는 모습을 봐야되는 날이 오겠지 이런 생각도.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는 게 무서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무섭지 않냐고? 나도 무섭다.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작은 거에도 잘 놀라는 나이기 때문에 제발 '갑자기'는 아니었으면 좋겠을 뿐이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섭다는 감정보다는 마음이 먹먹해진다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풍선이 터지기 직전의 빵빵한 느낌이랄까? 근데 어쩔 수 없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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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24. 내가 겪은 고통은 안느꼈으면 좋겠어서tell 2021. 5. 11. 11:07
연락이 온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나 실제 만남에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 이후로, '죽음'관련해서 이런저런 생각이 생겼을 때 나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자신의 죽음 혹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말한다. 내가 갑자기 죽어버릴까 봐 무섭다, 사랑하는 이가 이 세상을 떠나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우리는 왜 죽는 걸까 등등. 내가 이 말에 답할 능력이 있을까, 답해도 될까 싶다가도 난 성심성의껏 대답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나도 그런 공포를 느꼈던 적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 공포를 느낄 때 아무에게도 말할 상대가 없다는 건 너무나 쓰라린 일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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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23. 묘비명tell 2021. 5. 10. 21:04
웰다잉 관련해서 공부를 하면, 꼭 등장하는 말이 있다. 바로 '묘비명'. 묘비명을 어떻게 작성하고 싶냐는 물음이다. 묘비명을 작성해보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앞으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근데 나는 묘비명으로 내 삶을 표현하기보다는 나를 찾아와 준 그 사람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와줘서 고마워." 혹은 "걱정하지 마. 응원할게."로. 내가 죽으면 나를 기억해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하지만 단 한 명에게라도 선하게 기억되고, 단 한 명에게라도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사람이라면, 단 한 명에게라도 죽어서도 힘들 때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된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D ~ L] D는 Death와 Dot을, L은 Life와 Lin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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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22. 기적 속에서 느끼는 생기tell 2021. 5. 9. 19:32
낮잠 들기 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지금 내가 살아있는 것,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주변 지인들이 살아있는 것만큼 기적인 일도 없다. 살아있음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기적 같은 일이다. 어쩌면 어제 죽었을 수도 있고, 그전에 죽었을 수도 있으니까. 때문에 나는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많은 것들에 감사하며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이 기적 같은 시간들을 잘 활용해보려고 한다. 단 한 번의 인생에 결코 당연한 건 없으니까 조금만 더 상쾌하게 즐겁게 열심히. 아, 벌써부터 무뎌졌던 내 감각들이 다시 생기가 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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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21. 너에게 하고 싶은 말 (3)tell 2021. 5. 8. 09:21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준비하려고 한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 세 번째 이야기. 사랑하는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잘 지내시죠. 전 할아버지가 하늘로 가신 뒤에 할아버지 생각을 더 많이 해요. 솔직히 할아버지가 제 곁에 있으셨을 때는 할아버지를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할아버지가 제 곁에 없으신 지금은 많이 해요. 많이 죄송했어요. 제대로 무언가 해드린 것도 없어서 죄송해요. 조금 더 살갑게 다가가지 못해서 죄송해요.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지 못해 죄송해요. 근데 제가 기억하려고 노력해도 이제 점점 할아버지의 모습이 흐릿해져 가요. 붙잡고 싶은데 제 기억력의 한계가 있는 걸까요. 그럼에도 할아버지가 힘든 아빠를 위해 보여주신 사랑은 선명하게 기억나요. 그때 전 부모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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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로부터say 2021. 5. 8. 09:05
갈라디아서 1장 1절: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도 된 바울은..." '사람'으로 된 것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로 된 바울. 과연 나는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로 구성된 삶을 살고 있을까. 사람의 눈치를 보고 애정만 바라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된 삶을 살아가길, 생생하게 깨어 있길 간절히 바라는 오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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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20. 지구별 여행자tell 2021. 5. 7. 21:31
'우리의 삶은 여행과 같다', '이 여행이 끝나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곳곳에서 들었다. 그렇다. 삶은 여행처럼 처음과 끝이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여행하는 스타일이 다른 것처럼,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꾸려가는 방식도 다 다르다. 또한 결국 여행은 끝나기 마련인 것처럼 삶도 끝난다. 때문에 끝날 그 여행이라는 인생을 조금 더 나답게, 조금 더 음미하며 살아가고 싶다.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도 갖고 싶고. 난 실제 여행이 끝날 때가 되면 아쉬우면서 집에 가서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근데 죽을 때도 그럴 것 같다. 이 지구에서의 여행이 아쉬우면서도 집에 가서 쉬고 싶은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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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19. 익숙하지 않아요tell 2021. 5. 6. 20:31
누군가의 죽음 소식은 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런데 아리스토파네스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잃은 친구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차피 가게 될 길을 당신보다 두세 걸음 먼저 간 것뿐이다.' 사실 맞는 말이긴 하다. 그 사람들이 간 길은 나도 곧 가게 될 길이다. 그리고 그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쪽이 시리긴 하다. 보고 싶기도 하고. 예전에는 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그런데 지금은 죽음을 수용한 상태라 내 죽음이 엄청 거대할 정도로 두렵지는 않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수용하고 싶지 않은 걸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