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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ath ~ Life] 21. 너에게 하고 싶은 말 (3)
    tell 2021. 5. 8. 09:21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준비하려고 한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 세 번째 이야기.

     

    사랑하는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잘 지내시죠. 전 할아버지가 하늘로 가신 뒤에 할아버지 생각을 더 많이 해요. 솔직히 할아버지가 제 곁에 있으셨을 때는 할아버지를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할아버지가 제 곁에 없으신 지금은 많이 해요. 많이 죄송했어요. 제대로 무언가 해드린 것도 없어서 죄송해요. 조금 더 살갑게 다가가지 못해서 죄송해요.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지 못해 죄송해요. 근데 제가 기억하려고 노력해도 이제 점점 할아버지의 모습이 흐릿해져 가요. 붙잡고 싶은데 제 기억력의 한계가 있는 걸까요. 그럼에도 할아버지가 힘든 아빠를 위해 보여주신 사랑은 선명하게 기억나요. 그때 전 부모의 사랑을 깨달았어요. 부모의 사랑은 남다르다는 걸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할아버지, 그곳에서는 평안하셨으면 좋겠어요. 멋지게 걸어 다니셨으면 좋겠고, 드라이브도 하셨으면 좋겠고, 못다 한 언어 공부도 더 좋은 환경에서 하셨으면 좋겠고, 더 넓은 세상을 보며 사셨으면 좋겠어요. 할아버지, 못난 저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정말 죄송했어요. 할아버지! 덕분에 유한한 인생을 몸소 깨달았어요. 제 삶의 의미를 되찾았고, 제가 소망해야 하는 목표도 다시 깨달았어요. 할아버지, 너무 감사했고, 그곳에서 꼭 평안하세요. 훗날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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