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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27. 기억tell 2021. 5. 14. 17:36
좋은 사람을 생각할 때는 좋은 기억과 동시에 마음이 산뜻해지고,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생각날 때는 마음이 미어진다. 때문에 인생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오늘 나는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선물해주신 선생님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사실 그 선생님을 떠올리면 복도에서 힘 빠진 채로 걸어가시는 도중 나를 보며 웃어주시는 모습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때는 그저 선생님이 복도에 있으면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선생님이 들고 계신 책을 들어드리면서 같이 복도를 걸었는데 지금은 뭔가 선생님의 그 무게가 조금은 이해 간다.
나는 그 선생님을 보면, 그 선생님과 함께하면 마음이 든든해졌다. 선생님과 내 관계에 별다른 점은 딱히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 되짚어보면 선생님께서 나를 인격적으로 대해주셨기 때문 같다. 선생 대 학생, 이 관계만이 아닌 때론 친구처럼 때론 언니처럼 대해주셨던 점이 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생각되어진다. 물론 선생님으로서 가끔은 진심 어린 따끔한 충고를 해주시기도 하셨다. (어떤 내용인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냥 그 선생님이 생각난 게 좋아서, 나도 그 선생님 처럼 인격적으로, 그니까 누군가를 대할 때 사람대 사람으로, 탄생과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조금 더 솔직하고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신 점이 감사해서 이렇게 기록을 남겨본다. 부디 그 선생님의 삶에 평온이 가득하길 바라며, 앞으로 정말 좋은 사람들만 내 인생에서 기억되길 바라며, 혹여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내가 기분 좋게 기억을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길 바라며, 나 또한 그렇게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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