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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ath ~ Life] 04. 너에게 하고 싶은 말 (1)
    tell 2021. 4. 21. 07:46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준비하려고 한다. 먼저, 사랑하는 이에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 첫 번째 이야기.

     


     

    안녕. 내가 스무 살에 처음 만나게 된 친구들아. 나는 그날 너희를 만나게 된 것에 지금까지 많은 기쁨과 감사를 느끼고 있어. 난 그날, 그니까 오리엔테이션을 가지 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 왜냐면 어색한 공기가 너무 거대할 것 같았거든. 근데 그때 가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쯤 누구의 친구가 되어있을까.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참 복잡해. 난 너희와 있을 때 제일 나다워지고, 나답게 성장할 수 있는 것 같거든. 물론, 너희와 다른 곳에서 만날 수도 있었을 거야. 근데 그때 내 버스 옆자리에 인이가 타지 않았더라면, 그때 경이, 함이, 민이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너무 아쉬웠을 것 같아. 아니, 아쉬움보다 더 큰 감정을 느꼈을 거야. 난 너희를 만나 정말 행복해. 그때의 경이와 함이 덕분에 은이와 우와 진이를 만났고, 그 만남들을 통해 너희 존재로부터 흘러나오는 사랑, 너희로부터 전해지는 하나님의 사랑을 찐득하게 경험했어. 또 너희 덕분에 나는 자존감이 무척 높아졌어. 나를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워. 내가 눈치 보지 않게 해 줘서 고마워. 나를 나로서 바라봐줘서 고마워. 내가 나로서 살게끔 함께 해줘서 고마워. 나에게 잣대를 내밀기보다는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해줘서 고마워. 내 미래에 힘을 실어줘서 고마워. 예쁜 말 해줘서 고마워. 너희가 받은 은혜들을 공유해줘서 고마워. 한 명 한 명 다 너무 소중해. 다들 알고 있겠지만 난 오리엔테이션뿐만 아니라 그 대학교 자체를 가려고 하지 않았지. 근데 정말 마지막 순간에 했던 생각 덕분에 너희를 만났어. 나 너무 행복해. 그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해. 너희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몰라. 너희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큰 선물이야. 앞으로도, 천국에서도 너희와 함께했으면 좋겠어. 미안하고 고마워. 어딜 가든 너희가 그리울 거야.

     

    [D ~ L] D는 Death와 Dot을, L은 Life와 Lin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인생을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가 찍는 점이 선이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발자국이 우리 개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연대의 선이 되길, 죽음을 통해 인생을 생각해보는 장이 부드러워지길, 많은 이들이 죽음을 생각하니 살고 싶어 졌다 말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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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ydia, Moje, J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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