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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96. 장례식tell 2021. 7. 23. 11:32
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할아버지 장례식은 기독교 예식으로 차려졌기 때문에 목사님께서 예배를 진행하셨다. 많은 이들이 기독교 장례식에서 겪는 예배처럼 평범하게 진행되었지만, 난 그 속에서 상처 받았다. 장례 예배를 다 드린 후, 목사님께서는 장례식에서 틀 노래가 담긴 CD와 라디오를 준비해주셨는데 그걸 나에게 관리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물론 준비해주신 점은 감사하고, 계속해서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을 나에게 관리를 요청해도 되지만 그때의 나는 슬픔에 잠겨있었던 때인데 아무렇지 않게 "네가 관리해"라고 말하신 점이 나에게는 큰 아픔을 안겼다. 우리나라 장례는 아직도 고인의 가족을 잘 위로하지 못한다. 남겨진 자들의 아픔을 헤아리기는커녕 너무 바쁘게 진행된다. 뭐 시끌벅적해도 되고 조용해도 된다. 그렇지만 남겨진 자들이 진정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모습만은 선명하게 존재했으면 좋겠다. 또한 고인과 고인의 가족은 능동적으로 준비하고, 조문객들은 그들이 준비한 대로 잘 진행될 수 있게 함께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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