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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ath ~ Life] 94. 깨지고 뭉개지면서 다듬어지는 인생
    tell 2021. 7. 21. 09:39

    난 비언어적인 표현을 언어적인 표현보다 더 예민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타인이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아도 먼저 그의 요구를 채워 센스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줘서 고맙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 근데 반대로 오지랖이 넓다, 네 멋대로 해석한 거다, 난 그렇게 말한 적 없다 등의 말도 무수히 듣는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마음이 편치 않다. 난 진짜 그러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기 때문에 움직인 건데 자신의 냄새를 먼저 맡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지도 않고 그렇게 상처를 주면 속상하다. 내가 정말 잘못 해석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해야 하는 걸까 싶다. 그저 자신이 본래 품고 있던 생각을 솔직하게 차분하게 말해주면 되는 건데.

    이렇게 시그널이 빗나간 상황은 나와 타인 간의 거리를 멀어지게 한다. 또, 원래 갖고 있던 센스라는 나의 장점을 잘 활용하지 못하도록, 내가 솔직하게 마주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아프지만 노력하려고 한다. 내 코를 찔러도 가만히 있는 연습. 비언어적으로 표현할지라도 언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면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연습. 다른 식으로 솔직해지는 연습. 적절하게 내외면을 움직이는, 움츠러들지 않는 연습. 후. 인생은 끊임없이 깨지고 뭉개지면서 다듬어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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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다듬어지는 게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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