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투엘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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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Life] 09. 죽기 전에 죽어보기tell 2021. 4. 26. 07:51
우리나라 현대사상의 선구자였던 함석헌 선생은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것은 죽음 너머의 삶을 죽음 이전에 앞당겨 사는 삶의 지혜를 일컫는다."라고 말하였다. 함석헌 선생은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 삶과 죽음은 통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한, 죽음과 죽음 너머의 삶을 생각해보는 걸 유익하게 여겼던 것 같기도 하고. 나 또한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 본다. 죽음을 생각하면 살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죽음을 생각하면 그 죽음이 있는 유한한 인생을 어떻게 살면 좋을지 이리저리 고민해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죽음을 생각해보는 것, 죽기 전에 죽어보는 건 큰 유익이 된다. 너무 과하게 혹은 부정적이게 생각하면 좋지 않겠지만 말이다. [D ~ L] D는 Death와 Dot을, L은 Life와 Lin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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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Life] 08. 나도 낙엽과 같다면tell 2021. 4. 25. 19:25
낙엽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색깔을 찐하게 보인 후, 떨어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들이 나타난다. 사람의 생도 이와 같다면, 나도 낙엽과 같다면, 내가 품고 있는 색깔은 어떤 색깔일까. 어떤 색깔을 보이며 살면 되는 걸까. 이제 조금은 알겠는데 이 색깔이 맞는 걸까. 나의 죽음 뒤에 또 다른 새로운 생명이 등장한다면 난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 생명들은 또 어떤 생을 살아갈까. [D ~ L] D는 Death와 Dot을, L은 Life와 Lin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인생을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가 찍는 점이 선이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발자국이 우리 개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연대의 선이 되길, 죽음을 통해 인생을 생각해보는 장이 부드러워지길, 많은 이들이 죽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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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07. 유일한 생을 살고 있는 나와 너tell 2021. 4. 24. 17:25
내 삶이 한 번뿐이라면 다른 사람의 삶도 한 번뿐이다. 내 삶이 소중하다면 다른 사람의 삶도 소중하다. 요즘 곳곳에서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 많이 보이고 많이 들린다. 맞는 말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만 사랑하고, 자신만 소중하게 생각하면 안 되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난 유한한 내 인생을 생각하며 타인의 유한한 인생도 생각하려 한다. 그 유한한 인생 속에서 모두가 즐겁게 감사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리저리 궁리하면서 말이다. [D ~ L] D는 Death와 Dot을, L은 Life와 Lin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인생을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가 찍는 점이 선이 되길 소망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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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06. 좋겠다.tell 2021. 4. 23. 07:58
나의 마지막 모습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사실 내가 쉽게 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한번 상상하고 희망해보려 한다. 세상에서의 마지막 숨을 쉴 수 있는 장소는 바다였으면 좋겠다. 외국 말고 한국. 시간은 일출 시간이면 좋겠다. (간단하게 조식은 먹은 상태!)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너무 아파서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가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꼭 껴안으며 고마웠다고 또박또박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다에 오기 전 모든 준비를 다 마친 거면 좋겠다. 이미 나의 인생을 혼자 그리고 함께 회고한 상태, 사망신고를 위한 서류들을 내가 다 구비해둔 상태, 장례절차나 장례비용, 재산 문제 등 사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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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05. 너에게 하고 싶은 말 (2)tell 2021. 4. 22. 07:20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준비하려고 한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 두 번째 이야기. 안녕. 나를 미워했던 사람들아. 나를 미워함이, 시샘함이 나한테까지 느끼게 했던 사람들아. 당신들에게 이렇게 마음을 표출하고 싶었지만 난 참아왔습니다. 왜 그리도 나를 미워했나요.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겠죠. 물론 우리에겐 많은 마음이 있어요. 이 세상엔 많은 마음이 있어요. 당신이 자발적으로 나를 미워했다기보다는 누군가 혹은 어떤 상황으로 인해 나를 미워한걸 수도 있어요. 어느 정도는 이해해요. 근데 나는 그대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많이도 복잡했어요. 복잡할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 했어요. 참 많이 애를 썼죠. 그 속상한 마음에 계속 머물러있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대들의 잘못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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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04. 너에게 하고 싶은 말 (1)tell 2021. 4. 21. 07:46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준비하려고 한다. 먼저, 사랑하는 이에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 첫 번째 이야기. 안녕. 내가 스무 살에 처음 만나게 된 친구들아. 나는 그날 너희를 만나게 된 것에 지금까지 많은 기쁨과 감사를 느끼고 있어. 난 그날, 그니까 오리엔테이션을 가지 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 왜냐면 어색한 공기가 너무 거대할 것 같았거든. 근데 그때 가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쯤 누구의 친구가 되어있을까.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참 복잡해. 난 너희와 있을 때 제일 나다워지고, 나답게 성장할 수 있는 것 같거든. 물론, 너희와 다른 곳에서 만날 수도 있었을 거야. 근데 그때 내 버스 옆자리에 인이가 타지 않았더라면, 그때 경이, 함이, 민이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너무 아쉬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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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02. 끝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얻은 지금tell 2021. 4. 19. 07:50
죽으면 끝이라는 이야기를 곳곳에서 듣는다.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죽으면 이 세상에서의 삶은 끝이다. 아무것도 갖고 가지 못한다. 지금 내 옆에서 많은 일들을 수행해주는 스마트폰? 갖고 가지 못한다. 나를 평안케 만들어주는 미술작품? 갖고 가지 못한다. 열심히 쌓아 올린 명예? 갖고 가지 못한다. 이러한 '끝', 그니까 인생은 유한하다는 진리는 종종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예전에 허무함을 느꼈던 적이 있다. '죽으면 끝인데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는 거지', '내가 이걸 왜 이루어내야 하는 거지'라고 혼자 중얼중얼거리면서 말이다. 그때는 너무 허전했다. 지금 나의 삶이 모두 다 산산조각 나버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아예 소멸해버린다는 것 같아 꽤나 쓸쓸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 허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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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01. 인생에 거친 파도가 왔는가?tell 2021. 4. 18. 08:17
인생에 거친 파도가 칠 때 내가 하는 생각은 '죽음'이다. 죽고 싶어서 죽음을 떠올리는 게 아니다. 솔직히 난 죽기 싫다. 죽음이라는 존재는 종종 내 마음을 괴롭힌다. 누군가 죽을래 살래라고 물으면 살겠다 할 것 같다. 하지만 난 죽음을 인정한다. 죽음은 죽고 싶지 않아도 때가 될 때 반드시 찾아온다. 나에게만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당신,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에게 찾아온다. 그렇다면 난 왜 거친 파도가 칠 때, 마음이 불안정할 때 죽음을 생각하는 걸까? 죽음을 생각하면 마음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난 다른 이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작은 실수를 할 때도 꽤 많이 괴로워한다. 새벽까지 자책하며 끙끙 될 정도이다. 그렇게 작은 실수를 하거나,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