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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9. 슬픔 없는 삶은 없다tell 2021. 7. 16. 18:05
울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니까 내 감정은 슬픔이었다. 근데 깨달았다. 슬픔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고, 이 세상에서 오직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 삶은 없다고,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고, 슬픔과 행복이 모두 있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한 삶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 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 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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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8. 후회야 저리 가렴tell 2021. 7. 15. 08:35
어젯밤부터 즐겨보는 중인, 소설 . 더 이상 자신의 하찮고 찌질한 삶을 견딜 수 없어 죽기로 결심했던 주인공 노라 시드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는 도서관을 통해서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살았을 수도 있는 또 다른 삶을 살아보며, 가장 완벽한 삶을 찾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노라 시드가 했던 후회들은 참 많았다. ~했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면 등등. 그 후회에 얽매여 사는 노라시드는 결국 정말 ~했더라면의 삶, ~하지 않았더라면의 삶을 살아보며 후회를 삭제해가는데, 흥미로움과 동시에 실제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많은 사람들은 노라 시드와 같이 후회를 하며 살아간다. 나도 그랬다. 근데 요즘 난 후회를 잘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절대 안 한다는 건 아니지만, 의식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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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7. 주고 받는 인생tell 2021. 7. 14. 08:53
요즘 tvN 드라마 을 즐겨보는 중이다. 내가 지속적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남자 주인공이자 정신과 의사인 주영도의 대사로부터 매번 진한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어젯밤 방영된 4화에서는 주영도가 이런 말을 했다. "방탄유리 아니고 그냥 유리면 어때요. 깨지면 병원 오면 되지. 그러라고 나 같은 사람이 있는 건데." 이 말을 듣자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깨진 내 마음이 잘못된 걸까 마음 졸였던 나에게 잘못된 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나는 이렇게 콘텐츠로부터 종종 위로를 받는다. 또한, 같이 디투엘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동행자들이 공유해주는 그들의 생기 넘치는 글, 연락하는 친구들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내가 깨질지언정 탈선하지 않게 한다. 이와 같이 의도치 않을지라도 적절한 타이밍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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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6. 그냥 넘어진 것 뿐tell 2021. 7. 13. 08:44
유일한 인생을 살며 좋지 않은 상황이 왔을 때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그냥 넘어진 것뿐이다. 다음부터는 다르게 움직이면 된다.' 난 그냥 어디에서 뭐가 잘못됐을까. 강다정씨 잘못은 없어요. 어디에 뭔가는 있었겠죠. 그게 주영도 씨 말처럼 내가 아직 끌고 가는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이 든, 점쟁이가 말한 사주팔자 때문이든, 아님 진짜 내가 무슨... 집에 차키를 놓고 와서 불도 안 켜고 들어갈 때 있잖아요. 캄캄한 데서 뭐에 걸려 넘어지고 나서 불을 켜면 내가 뭘 다 잘못한 것 같아요. '책도 안 읽으면서 책상은 왜 사는 거야', '차키는 저기 걸어놨어야지', '센서등 고장 난 건 왜 안 고쳤어', 그냥 넘어진 거예요. 누가 기다릴까 봐 서두를까 봐. 더 안 다쳐서 다행인 거고. 다음부턴 불 켜고 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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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5. 넌 소중해tell 2021. 7. 12. 14:56
고대 히브리인들은 수명을 다하여 자연사하는 것을 축복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난, 훗날 고대 히브리인들이 축복이라 여기는 죽음을 맞길 소망한다. 난, 자연스럽게 죽고 싶다. 어떠한 고통으로 인해 죽는 게 아닌, 내게 주어진 수명을 다하고 자연스럽게 죽고 싶다. 요즘 사회를 보면 이런 자연사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참 많다. 특히 타인으로부터 상처 받아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끊어내는 일들이 빈번하다. 정말 마음이 좋지 않다. 그들의 고통을 내가 감히 공감한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난 그들이 다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 그 고통이 너무나 아프고 속상하겠지만 자신이 정말 많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달아 죽음이 아닌 새로운 생을 택했으면 한다. (그래서 함께 자연사 과정을 겪으면 좋지 않을까? 사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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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4. 지금 기분이 어때?tell 2021. 7. 11. 00:12
감정에 이름표 붙이기. 유일한 나의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 나는 오늘 이를 선명하게 마음속에 새겼다. 감정표현이 서툰 나는 그나마 글을 쓰며 작게라도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근데 매 순간 자리를 잡고 글을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앞으로는 마음 속으로 내 감정이 어떤지 스스로에게 자주 물으려고 한다. 그렇게 지금 기분은 어떤지 나에게 물으며 내 감정에 이름표를 붙이다 보면 내가 어떤 감정인지 인식할 줄 알게 되어 감정 관리를 잘할 수 있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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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3. 유일한 인생에 없었으면 하는 것, 소음.tell 2021. 7. 10. 11:08
난 시끄러운 게 싫다. 음악 페스티벌에서 크게 울려 퍼지는 소리는 좋아하지만, 낡은 트럭에서 나는 소음은 싫어한다. 낡은 트럭이 움직일 때 나는 소리는 소리가 아니라 소음이다. 낡은 트럭 주인분에게도 사정이 있을 것이고, 트럭 주인분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그저 그 소음이 싫다는 거다. 불쾌하게 뒤섞인 그 소음은 내 귀를 너무나 아프게 한다. 마음도 뾰족뾰족하게 만든다. 이렇게 소리와 소음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난 이걸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나와 사랑하는 이들의 유일한 인생에 소음이 많이 없었으면 한다. 소음이 들려도 그걸 여과할 수 있는 능력 혹은 귀를 막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나 자신도 낡는 일은 피해 소음 내는 일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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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82. 인간은 모두 죽음을 앞두고 있는 존재죠.tell 2021. 7. 9. 08:48
나는 종종 네이버에 죽음을 검색해보곤 한다. 죽음을 검색하면 죽는 게 무섭다는 이야기, 가족의 죽음으로부터 무기력해졌다는 이야기, 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이야기, 성경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들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 나는 간결하면서도 무언가 묵직한 질문과 답변을 보았다. 그렇다. 답변대로 인간은 모두 죽음을 앞두고 있는 존재다. 하지만 이를 잊어버릴 때가 많다. 현실이 바쁘기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에, 생각하기 싫기 때문에 등 잊어버리는 이유가 각자의 사정대로 다 있을 거다. 근데 그럼에도 기억해야할 때는 기억해야 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겐 죽음이 있고, 오늘이 우리의 남은 인생에 첫 번째 날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