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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03. 지금, 그리고 갑작스러운 죽음은 싫어요.

jita park 2021. 4. 20. 07:59

 

몸이 좋지 않은 어제였다. 갑작스럽게 두통과 복통이 찾아왔다. 너무 오랜만에 아파 내 몸과 마음은 쉽게 진이 빠졌었다. 또한, 뒤통수가 찌릿 거릴 때마다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무서웠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는 나로 인해 나의 가족들, 주변인들이 겪을 피해를 떠올리게 해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혹시나 내가 갑자기 죽을까 봐 걱정하게 했다.

누구에게 비교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직은 어린 나이이기에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때문에 지금 죽는다면 특히나 아무런 예고도 없이,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죽는다면 많이 슬플 것 같다. 어차피 인간은 죽지만, 죽음을 인정하지만, 지금 죽고 싶지는 않다. 아직은 해보고 싶고, 듣고 싶고, 먹고 싶고, 보고 싶은 게 많기 때문에. 그리고 몇 년째 보지 못한 바다를 너무나 보고 싶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바람에 흔들리는 물의 결,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와 꽃의 결을 보고 싶기 때문에.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고 싶기 때문에. 또한, 항상 못되게 굴어 미안한 나의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있기 때문에. -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 한 본인과 그 가족들의 슬픔을 전부 헤아릴 수 없지만, 그 슬픔에 조금은 공감할 수 있는 어제였다.

 

 

[D ~ L] D는 Death와 Dot을, L은 Life와 Lin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인생을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가 찍는 점이 선이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발자국이 우리 개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연대의 선이 되길, 죽음을 통해 인생을 생각해보는 장이 부드러워지길, 많은 이들이 죽음을 생각하니 살고 싶어 졌다 말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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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dia, Moje, J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