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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 Life] 64. 능동적인 마침표
jita park
2021. 6. 21. 06:20
오늘은 내가 영감 받았던 두 개의 문장을 기록하며 공유할까 한다.
저 김병국은 85세입니다. 전립선암으로 병원 생활을 한 지 일 년이 넘었습니다. 병세가 완화되기보다는 조금씩 악화되고 있습니다. 전립선암이 몸 곳곳에 전이가 되었습니다. 소변 줄을 차고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습니다만 정신은 아직 반듯합니다. 죽지 않고 살아 있을 때 함께하고 싶습니다. 제 장례식에 오세요. 죽어서 장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손을 잡고 웃을 수 있을 때 인생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화해와 용서의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고인이 되어서 치르는 장례가 아닌 임종 전 가족, 지인과 함께 이별 인사를 나누는 살아서 치르는 장례식을 하려고 합니다. 검은 옷 대신 밝고 예쁜 옷 입고 오세요. 같이 춤추고 노래 불러요. 능동적인 마침표를 찍고 싶습니다.
저는 젊을 때부터 죽음이란 걸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죽은 뒤에 누가 왔는지도 모르는 장례식보다는 살아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 얼굴 보고, 밥 한 끼 함께 먹고 가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죽음은 한 인생의 마무리잖아요.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듯이, 삶이란 경기를 끝내는 모든 사람은 결과와 관계없이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했을 뿐이지요.